Biocair에서 뜬금없는 전화

프로젝트 말라위 2018. 1. 30. 21:19

Blood Sample collection이 끝나고, UNC lab에 보관되어있던 샘플들을 독일 랩으로 배송시켜야 했었다. 나는 이 팀 맡은지 한 달 밖에 안됐는데, 냉장고에 있는 샘플들 다 꺼내서 카운트하고, 매칭시켜서 라벨링 다시 하고, 배송업체 알아보고 하느라 부담이 많이 됐다. 하지만 다행히 급한 일은 아니어서, 차근차근 하다보니 다행히도 진행이 잘 되었고 작년 말 결과까지 받아볼 수 있었다.

 

아무리 0.1ml, human serum이지만 피는 피니까, UN 허가 스티커를 붙여야하고 또 가는 길에 녹지않게 포장을 잘 해야하고 뭐 되게 복잡해보였다. 독일 랩에서 추천하는 method는 사실 간단해서, thicker than 5cm wall의 스티로폼 박스에, 드라이아이스 5kg이면 충분하다 했다. 그래봤자 총 200ml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 비행기에 타는 그 어떤 승객의 피나 마찬가지고, 더 위험하거나 더 독성 물질을 함유했다고 볼 수 없다 했다. 사실 맞는 말이지... 그러나 말라위의 Fedex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는 말은 쏙 빼놓고, 무조건 안된다고, 혈액 샘플은 비행기에 실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답답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근데 여기서 스티로폼 박스 구하는 것도 큰 일이긴 했다 ㅋㅋ 드라이아이스는 어차피 남아공에서 수입해야 했다. DHL은, 안그래도 special hazardous material shipping 서비스를 시작하려 했다며, 적극적으로 미팅에 나섰지만 이래서 어쩌고 저래서 어쩌고 중간에 흐지부지됐다. 결국 처음에 연락했던 special carrier company들에 연락했다. 두 회사 모두 몇천 달러의 견적을 냈는데, 한 곳은 심지어 드라이아이스를 90kg로 잡아놨다. 이건 말도 안된다, 5kg면 충분하다 그랬다, 견적 낮춰달라 아무리 메일을 보내도 묵묵부답... 그나마 30kg까지 낮춰서 2000달러에 계약했다. 내가 직접 들고 독일까지 가는게 제일 싸고 믿을만하지 않을까, 한참 고민했었다 ;;

 

아무튼 아무 탈 없이 배송이 잘 됐고, 결과 잘 나왔으니 해피엔딩이었다. 그런데 오늘, 뜬금없이 남아공에서 전화가 왔다. Biocair인데, 남겨준 후기 봤다고, 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냐고, 꼬치꼬치 물어보더라. 뭐지, 후기 열심히 남겨줬다고 상이라도 주는건가? 하고 잠깐 기대했는데, 고맙다며 별 말없이 끊었다 ㅋㅋㅋㅋ 아무리 여러번 얘기해도 커뮤니케이션 안되고, 견적 안낮춰주고, 독일 랩에서 연락오길 이 정도 드라이아이스면 몇 주라도 괜찮았을거라 했다며, 아무튼 배송 잘 해줘서 고맙지만 그건 좀 문제였다고 했다. 배송 완료된지 두 달이나 다 돼서 뜬금없는 고객서비스라니, 진작에 이렇게 전화줄 것이지.

 

이제 내일부터 엄마들에게 결과 알려주려고 팀 준비하는 중인데, 마침 오늘 전화가 왔다. 그래, 아무튼 잘 배송해줘서 고맙다. 중간에 없어지거나 문제라도 생겼으면, 일 년 넘게 별 루머에 다 시달려가며 열심히 모았던 샘플, 무용지물 될 뻔했다. 결과 배달도 탈없이 잘 끝났으면... 이제 5개월 남은 내 계약도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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